본문 바로가기

해외 거주 한국인 생존 정보

도쿄에서 살아본 한국인의 현실적 생존기

도쿄는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로망이자 상징적인 도시다.
애니메이션, 일본 드라마, 패션, 푸드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화려하고 세련된 도시라는 이미지가 깊게 각인되어 있다.
하지만 막상 도쿄에서 실제로 살아본 사람들은 곧 깨닫게 된다.

이 도시는 질서와 효율 속에 깔끔하게 포장된 불편함과 고립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말이다.
교통은 복잡하고, 집값은 비싸며, 인간관계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문화가 있다.
“살아보면 다르다”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, 그것이 도쿄다.

 

도쿄 한국인 생존 일기

 

이 글은 2024~2025년 기준 도쿄에 실거주한 한국인의 생존 경험을 바탕으로,

도쿄의 진짜 생활비, 집 구하기, 인간관계, 문화적 장벽, 그리고 생존 전략까지 체감 100%의 현실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다.

 

도쿄는 ‘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곳’

도쿄의 월세는 일본 전체에서도 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.
특히 23구(도쿄 중심부)에서 거주하려면 1K 원룸 기준 월 7만~10만 엔은 기본이다.

지역  예시구조 월세 (엔) 특징
시부야구 1K 100,000 도쿄 핵심 상권, 고가
스기나미구 1R 75,000 주택가 밀집, 상대적으로 저렴
아라카와구 쉐어룸 55,000 유학생, 외국인 선호 지역

▶ 현실 팁:

  • 처음 정착 시엔 게스트하우스나 쉐어하우스에서 시작하는 것이 부담을 줄임
  • 한국인 선호 지역(이케부쿠로, 신오오쿠보)은 월세가 더 비싸므로 타협 필요
  • 방이 작고 오래된 집일수록 월세는 저렴하지만 곰팡이, 방음, 단열 문제 존재

 

마트와 편의점은 싸다, 외식은 비싸다

도쿄의 식자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, 마트 할인시간(저녁 8시 이후)만 잘 활용하면 한 달 식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.

품목 평균 가격 (세금 포함)
닭가슴살 100g 약 100엔
바나나 1봉 150~200엔
계란 10개 240엔
3분카레 1팩 100~130엔
도시락 (할인 후) 250~400엔
 

하지만 외식은 일본답지 않게 비싸다.
정식 메뉴는 기본 900~1,500엔 이상이며, 한국 음식점은 대부분 한 끼 1,300엔 이상이다.

 

▶ 생존 전략:

  • 마트 3곳 이상을 비교하면서 세일 패턴 파악
  • 전기밥솥 + 반찬 냉동 보관으로 주간 식단 구성
  • 자취 3개월 차부터는 마트 도시락을 가성비 식사로 활용

 

정기권 없이는 월급이 새나간다

도쿄는 교통망이 촘촘하고 정밀하지만, 지하철 요금은 결코 싸지 않다.
거리당 요금이 증가하는 구조이며, 노선이 복잡해서 갈아타면 요금이 중복될 수 있다.

구간 예시 편도 요금
신주쿠 ↔ 시부야 200~250엔
이케부쿠로 ↔ 도쿄역 약 320엔
정기권(한 노선 1달) 평균 6,000~10,000엔

▶ 생존 전략:

  • 직장, 학교에서 정기권 지원 여부 확인 필수
  • 주 5일 이상 같은 노선 이용 시, 정기권 필수
  • 자전거와 도보 이동 가능한 지역에 거주하면 월 1~2만 원 절약 가능

 

일본어보다 ‘일본식 커뮤니케이션’이 어렵다

도쿄에선 영어보다 일본어가 훨씬 유용하다.
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 언어보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다.

  • 일본인은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, 돌려 말함
  • “곤란합니다(困ります)”는 사실상 “안 된다는 뜻”
  • 미소는 반드시 호감이 아니라 예의의 표현일 수 있음

▶ 생존 전략:

  • 입국 전 JLPT N3~N2 수준 확보가 생활에 유리
  • 모임이나 회사에서 빈말(建前)과 본심(本音)을 구분하는 감각 필요
  • 문장이 아니라 상황 전체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

 

휴대폰, 인터넷, 공과금까지 체계적 절약 필요

항목 평균 월 지출
휴대폰 요금 2,000~3,000엔 (저가 통신사)
인터넷 요금 4,000~5,500엔
수도세+전기+가스 8,000~12,000엔 (1인 기준)

▶ 절약 팁:

  • 저가 SIM 요금제 활용 (예: LINEMO, Rakuten Mobile)
  • 전기/가스는 자동이체 시 할인 제공하는 회사 선택
  • 집 선택 시, 인터넷 포함인지 여부 확인 필수

 

예상 생활비 총정리: 도쿄 1인 기준 월 지출표

항목 평균 지출 (엔)
월세 75,000
식비 30,000
교통비 10,000
통신비/공과금 12,000
기타 생활비 15,000
총합 142,000엔 = 약 130만 원

 

외로움과 인간관계: 도쿄의 무관심은 문화다

도쿄는 서울보다 더 빠르고, 조용하고, 냉정하다.
이웃과는 눈인사조차 없는 아파트가 대부분이며, 직장 동료와도 정해진 경계 너머로 쉽게 가까워지지 않는다.

처음에는 이게 고립처럼 느껴지지만,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 ‘적당한 거리감’이라는 문화로 받아들여진다.

 

▶ 생존 전략:

  • 한국 커뮤니티(예: 도쿄 한인 교회, 동호회) 적극 활용
  • Meetup, LINE 오픈챗 등으로 관심사 기반 모임 참여
  • “도쿄에선 인간관계는 노력해서 만들어야 한다”는 걸 받아들이기

 

결론: 도쿄는 ‘살아남는 도시’가 아니라 ‘익숙해지는 도시’다

도쿄는 화려하지만 불편하고, 세련되지만 까다로운 도시다.
처음엔 불친절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.

하지만 이 도시의 질서와 무표정함 속에는 예측 가능한 안전함이 숨어 있다.

생활비는 비싸고, 인간관계는 서먹하고, 언어 장벽은 존재하지만,

그 속에서 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‘조용한 독립’에 익숙해지면 도쿄는 오히려 가장 편안한 도시가 된다.